-
주식투자는 해야되나 말아야되나시장관찰기 2019. 3. 17. 09:51
결론
나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위험을 싫어하고, 100만분의 1이라도 가능성이 있으면 불안해하는 스타일이다. 그래도 주식을 항상 약간이라도 하고 있는데, 그건 주식을 안하는게 제일 위험한 짓이라 그렇다. 그래서 결론은 주식은 무조건 해야 된다라는 것이다. 다만 무조건 해야된다고 억지로 무조건 돈을 넣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해서 집을 알아보지 않고 사거나, 음식을 먹어야한다고 해서 무조건 아무거나 먹어야 하는것은 아니지 않나.
일반적으로 부동산과 예금/채권의 경우에 안전하다고 믿고 싶겠지만, 부동산은 실물자산이라 그나마 덜 위험한데 예금이나 채권은 시기에따라서 굉장히 위험한 자산이다. 인플레이션 때문인데, 부동산은 보통 장기적으로 평균 수익률이 예금금리 + 1% 정도이고, 예금이나 채권은 대개 인플레이션을 제외하면 수익률이 좋은기간이 10년에 2~3년에 불과하다. 뻥일거같겠지만 사실이고, 부동산의 경우에도 연평균 수익률로 환산했을 때 채권금리가 안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채권은 유동성이라도 있지 부동산은 유동성도 없다. 다들 강남이나 과밀권 부동산들만 보니 많이 오른거같겠지만, 실제로는 연평균 5~6%정도다 그런 곳들도. 게다가 부동산에 감가상각까지 때리면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것은 레버리지를 일으키기 쉬워서이지 절대 자체 수익률이 굉장히 높기 때문은 아니다. 어쨌든 사람들은 부동산을 살 때는 공부도 많이 하고 임장도 잘 다닌다. 공부된 마켓이라 사실 아파트같은건 공부를 많이 안해도 큰 손해는 안본다. 시장참여자들이 다수가 공부를 할 경우에 생성되는 시장가는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전혀 효율적이지 않다. 주식시장이 효율적이라면 변동성 30%인 구글과 변동성 30%인 KD건설의 기대수익률이 같아야하는데, 그걸 같을거라고 생각하는게 미친이론인것이다.
주식의 장기기대수익률은 얼마일까? 1년채권금리 + 2~3% 정도다. 어느나라나 별 차이 없다. 일본조차 지나친 폭등기와 잃어버린 20년을 지워버리면 연평균 5~7% 수준이다. 어차피 전체주식시장은 GDP 성장률이랑 따로 놀 수가 없고, GDP 성장률이 9%가 넘어가는 10년전 중국같은데 아니면 대개는 4~6%사이다. (여기서 우리나라 성장률이 2.7% 인데? 기본적으로 GDP 성장률은 실질성장률이라 저기 인플레이션을 더해줘야한다)
20~30종목으로 적당히 분산된 주식 포트폴리오의경우에 연간 기대수익은 6~7%가 넘는게 이상하다는 이야기다. 물론 직선으로 따박따박 6~7%씩 나오면 다들 하겠지만, -10% 갔다가 30% 올랐다가 하면서 장기평균을 맞추는 것이 주식시장이다. 그러니까 사실 주가상승 하락을 보기보다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관리하는 것이 맞다. 그래서 20~30종목을 업종별로 나눠서 상관관계를 최소화하라는 것이 마코위츠의 포트폴리오 이론인데, 이렇게 해도 장기수익률이 나빠지지는 않는다. 여기서 오해하는 것이 있는데, 분산하면 변동성이 적어져서 남들 50% 먹을때도 6~7% 먹는거 아니냐 라고들 하는데, 당연히 그렇지는 않고 남들 -50~+50 에서 움직일 때 나는 -30~+30에서 움직인다고 생각하면 된다. 자산시장에서는 특히 하락방어가 중장기 수익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럼 주식투자를 어떻게 해야되나
사업하는 사람들 중에는 주식투자를 해도 쫄딱 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웬만하면 하지도 않는다. 기업 특히 한국기업의 회계기준이라든지 회사에서 어떤일이 벌어지고 수익은 어떻게 왔다갔다 하는지 경험하게 되면, 주식하는게 쉽지는 않다. 그래도 하는 사람들은 본인 회사 경영경험이 있으니, 일단 회사를 다 까보고 뭔짓이 일어나는지 상대적으로 빠르게 캐치한다. 그래서 대부분 주식에서 망했다는 분들 보면 그냥 노동자들이다. 은행원이나 증권업 종사자는 안까먹을까? 까먹는다. 더 까먹는다. 슈퍼개미라는 사람들중에 증권업 종사자 있나? 거의 없다. 쓸데없는 정보력만 많고, 기업임원들이 넌지시 알려줬다는걸로만 먹고살다가 해당 회사 사장이랑 임원들한테 발리기만 한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내부자거래로 철컹철컹.
부동산을 보통 공부하고 찾아다니면서 첫 거래를 할 때까지 일반적으로 1년이상은 걸린다. 돈이없더라도 "저기 살고 싶다" 라고 생각하면 계속 시세표라도 보고 주변조사라도 하고 다닌다. 그러면 주식투자에서는 무슨 조사를 해야 하나? 다음과 같은 조사를 해야 하는데, 순서대로 해야 한다. 하면 좋다가 아니라 해야한다.
1. 주식시장 2000여개 종목중에 하지 말아야 할 주식 1000개를 뽑아서 버린다
우리나라 상장회사 수는 2000개정도인데, 그중에 1000개는 잡주다. 시총 1조짜리 잡주도 있고 시총 200억짜리 잡주도 있는법이다. 3년내 영업익 마이너스 한번이라도 난 곳, 매출이 유지되진 못할망정 훅 떨어진적이 있는 곳, PE 40 이상인 곳, PB 5 이상인 곳 정도만 빼버려도 아마 1000개는 넘을거다. 다 빼버리자. 아무미련없이. 이건 HTS 같은거 켜고 종목필터링하면 30초도 안걸린다. 빠진 회사는 쳐다도 보지말 것.
참고로 장기 경기민감주 (조선 등 중공업이나 반도체) 는 아무리 상태가 좋아보여도 초보는 건드리지 말 것. 특히 조선관련은 경기사이클이 6~10년이라서 한번 잘못물리면 10년씩 들고있어도 회복이 안됨.
2. 남은 1000개의 회사가 뭐하는 데인지 다 손으로 적는다
기업분석이 별거 아니다. 그 회사가 뭐하는데인지 아는게 가장 중요하다. 1000개 기업리스트 만들어서 네이버같은데 들어가서 뭐하는덴지 한줄로 요약해서 엑셀에 정리한다. 주말내내 하면 주말동안 끝낼 수 있다. 고르는 중에 관심이 가는 회사들을 한 300개 추린다.
3. 300개 회사들의 요약재무제표를 훑어보고 100개를 추린다.
회계를 몰라도 재무제표는 볼 수 있다. 회계라는게 어차피 보는사람 편하라고 거래를 어떻게 원장에 넣고 분개할지 정하는 과정이지 재무제표 보는건 별거 아니고, 아무것도 모르겠다 싶으면 재무제표 보는법 블로그같은거 보고 3~4시간 공부하면 끝난다. 그리고 재무제표 처음 몇개 볼때가 힘들지 나중에는 그냥 2~3분이면 볼거 다 본다. 분석하고 말 것 없다. 가끔 위험한 재무제표가 있는데 여태까지 필터링한 회사들이면 크게 심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과정은 빠르면 7~15일, 시간이 안나면 한 3~4개월 걸릴것이다.
자 이제 100개 회사에대해서는 어느정도 알게 되었다. 그럼 이제부터 마음에 드는 회사를 골라서 투자를 하면 된다. 투자라는 것은 동업이지, 차트보고 하는게 아니다. 누구말대로 10년뒤에도 보유할 것인가 라는 생각이 안들면 피같은 돈 오너한테 상납하지 말자.
그럼 이제 대상종목 선정이 끝났으니, 어떻게 거래할것인지 살펴보자.
1. 지금이 주식시장 과열인지 아닌지 파악한다
주식이 타이밍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건 뭐 뻥이고, 당연히 과열구간에 들어가면 가치주든 성장주든 다 개박살나게 되어있다. 대개 미국 예를들어서 타이밍얘기를 하는데, 미국은 산업분산이 잘 되어있고 지역별 경제상태도 다 다르다. 우리나라는 수출안되면 그냥 온 나라에 돈이 안들어와서 전체가 폭망이라고 보면 된다. 뭐 다들 주식하지말라고 하면 저점이고 아무나 다 하겠다고 하면 고점이다. 그런데 이건 객관적이지가 않아서 현실에서 못쓴다. 게다가 본인 자신도 대중의 일원이라 남들이 아무말 안하면 본인도 찾아보지 않고 남들이 얘기하면 그때 찾아보기 때문에, 그냥 객관적 지표로 정하는게 편하다. 다음 중 한 가지면 해도 폭망은 안한다
종합주가지수가 20~30% 폭락한뒤
상장기업전체 PE 의 역수가 명목 GDP 성장률보다 3% 이상 높을 때. (우리나라 명목 GDP 성장률은 현재 대충 5~6% 사이에 있다고 본다)
저런 경우가 아니라면? 그냥 인프라펀드나 부동산펀드같은데 넣어두면 된다. 그것도 무서우면 그냥 평균만기 10년짜리 채권 또는 채권펀드에 넣어두면 된다.
2. 사려는 기업주식에 대해 이 기업에 투자하지 말아야할 이유를 한 10가지쯤 적어본다.
대개 여기서 다 털려나간다. 이 과정으로 100개중에 20~30개 뽑아본다. 사려는 주식이 너무 비싸보이면 사지마라. 비싸다는것도 좀 주관적이니까 그냥 고성장주(연 매출 20%이상 상승) 는 PE 20 , 적당성장주는 PE 10, 저성장주는 PE 6 이상이면 사지 말 것.
3. 현금비중은 초보는 40%, 자신있으면 20~30% 정도로 정하고 분할매수한다.
1000만원으로 분할매수하라고 하면 하루에 100만원씩 열흘에 걸쳐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개뻘짓이고 분할매수는 최소 6개월간 하는 것이다. 그러니 애시당초 어떤 종목에 1000만원을 배정했다면 400만원은 현금비중으로 빼고, 600만원을 한달에 100만원씩 사면 된다. 현금은 1개월 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데 둔다. 그럼 매달 기계적으로 하나? 두가지중에 하나만 고른다.
기업에 확신이 있는경우 : 하락하든 상승하든 기일에 맞춰 매수하든지 갑자기 하락했을 때 별일 아니면 산다.
긴가민가인경우 (대부분의 경우) : 마지막 매입가보다 상승했을 때만 산다.
현금은 어따쓰냐면, 리밸런싱할 때 쓰는데 다음에 이야기 한다
4. 리밸런싱은 6개월정도에 한번씩
주식을 매입하고 나면 주식 600만원 현금 400만원 이렇게 되지만, 3~6개월마다 한번씩 보면 주식 800만원 현금 400만원이 되어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때 다시 6:4 비율로 맞춘다. 고로 1200만원의 60%는 720만원이니까 주식 80만원어치 팔면 주식 720만원 현금 480만원으로 비율이 맞춰진다. 만약 주식이 하락해서 500만원이 되었다. 그러면 900만원의 60%는 540만원이 되므로 주식 40만원어치를 산다. 그러면 540:360 이 되어서 비율이 맞춰진다. 이걸 정률법이라고 한다. 정액법도 있는데, 초보는 정액법 쓰지 않는게 좋다. 하락할 때 물타기가 심하게 되는 단점이 있어서 그렇다.
5. 보유종목 리뷰 3개월마다 하고, 마음에 안드는 종목은 원래 투자가능 종목 풀에 있던 것으로 교체한다.
분기별로 분기보고서가 나오므로 분기보고서를 보유종목에 한해서는 계속 읽고, 어 이거 아니다 싶으면 정리한다. 정리도 분할매도로 하는데 이건 사실 매수처럼 쉽지가 않다. 매도라는게 원래 가장 힘든 것이고, 짬밥도 많이 필요하다. 웬만하면 아니다싶으면 그냥 한방에 팔아버려도 상관없다. 아마 팔면 오를것인데, 미련갖지 말것.
6. 앞의 종목선정과정부터 거래과정까지 계속 무한반복
무한반복하면 된다. 본인이 기업을 보는 천리안을 가지게되었다 싶을 때까지는.
마치며
손절은 자연스럽게 종목교체하면서 하게 되어있다. 기업에 변화도 없는데 굳이 주가가 10% 빠졌다고 손절하고 그럴 필요 없다. 손절은 데이트레이더나 종목 5개 미만으로 운용하는 사람들이 해야하는 것이고, 20~30개 운용하면 손절 굳이 안해도 된다. 상황에 따라서 별로인것 팔아버리고 나머지 대기중인 70개종목중에서 좋아보이는걸로 갈아타면 된다. 고를 것도 없다 하면 그냥 주가지수 ETF 사서 뒀다가 나중에 종목생기면 그거 팔아서 사면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몇가지.
본인이 분석해둔 기업이라도 남들이 언급하거나 추천하면 웬만하면 사지마시라. 남들이 이야기한 업종이나 기업을 굳이 사야겠다면 그 얘기 듣고 1~2달동안 더 분석하고 나서 그래도 살 마음이 들면 산다. 이게 왜 이러냐면, 투자는 확신의 게임이라 남들이 이야기해줘서 사면 실제로 그 기업이 뛰어난 기업이라도 등락하는 와중에 확신이 없는 사람들은 팔아서 손해보기 일쑤기 때문이다. 본인이 분석하지 않은 것은 살 수가 없는 게임이다. 그동안 오르면 어쩌냐고? 1달오르고 더 안오를 종목이면 굳이 뭐하러 사나.
이렇게 한다고 손해를 안 볼 수는 없다. 다만 초보 주식투자자의 경우에 손해가 10% 난다면, 그중의 1% 는 실력차이고 9%는 뻘짓해서 나는 손해다. 그 9%는 확실히 줄일 수 있다.
퀀트투자하는 분들도 있는데, 말은 쉽지 사실 필터링이라는게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을 것이다. 데이터 조작법 다루는데만 문외한들은 몇달씩 걸릴 수 있으니까 그냥 발부터 담그고 싶으면 저 방법이 더 낫다. 그리고 퀀트투자도 초보티는 벗어야 하는거지 그냥 숫자만 쑤셔박고 필터링만한다고 확신이 들 수가 없다. 대개 퀀트투자자들은 소위 가치투자자들이었던 사람들인데 (거의 100%) , 가치투자라는게 기본적으로 숫자를 90% 보는 투자방법이다. 그 와중에 확신이 드니까 이런저런 조건으로 투자하면 돈을 번다 라는 것이다.
증권사 분석 리포트는 굉장히 좋은 자료인데, 다만 거기서 언급하는 매수권고나 목표가는 그냥 무시하고 해당 기업이나 업종에 대한 팩트만 확인한다. 팩트만 보고, 미래전망치 이런건 그냥 개가짖는다고 생각하시라.
주식은 레버리지 안써도 부동산 레버리지랑 수익률이 비슷하므로, 절대 신용이나 대출같은거 쓰지마시라. 금융시장은 잘 맞추는 사람이 먹는게 아니라, 살아남은 사람이 죽은자의 자본을 먹고 자라는 곳이다. 살아남는한 포지티브 섬 게임이고, 죽으면 무조건 아웃이다. 제로섬이 아니다.
단타나 스윙할거면 차라리 비율맞춰서 주가지수 선물을 하는게 낫다. 데이트레이더가 하루에 1억을 굴리면 연간 증권거래세만 7500만원이다. 뻥인거같으신가? ㅎㅎㅎ
여기서 언급한 내용은 아주 기초적인 내용으로, 해도되고 안해도되는 내용이 아니라 무조건 해야되는 일들이다. 이정도가 힘들어서 못할거면 그냥 안하는게 재산과 행복을 지키는 길이다. 그리고 뛰어난 투자자나 트레이더들은 거의 대부분 소시오패스라는 사실을 알아두는 게 좋다. 그러니까 쓸데없이 XX넷이나 커뮤니티에서 종목가지고 친목질 하면 안된다. 투자는 굉장히 개인적이고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내려야 해서 무조건 외롭고 힘들수밖에 없다. 같이 투자해서 서로 힘이 된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렇게 할거면 안하는게 좋다. 건전한 의견/정보교환이야 당연히 좋은 것이지만. 또 사람 사는게 뭐 그러다보면 또 그렇고 그렇게 된다.
사족으로, 아마 10명중에 5명은 종목선정 2단계에서 접을 것이고, 남은 5명중에 2명은 종목선정 3단계에서 접을 것이고, 3명중에 2명은 거래 원칙을 못지켜서 접을 것이고. 1명정도 살아남을거라고 본다. 원칙이라는게 말이 쉽지 뼈를 깎는다 보통.
'시장관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간략 코멘트 - 대한항공 (0) 2019.04.15 전세제도와 유의점 (1) 2019.04.11 부동산 가격상승과 소득의 관계 (0) 2019.03.09 시장관찰기 - 환치기에 대해서 (1) 2019.02.20 어떤 신문의 공시지가에 대한 촌평을 읽고 (0) 2019.02.15